
2026 WBC를 앞두고 이스라엘 대표팀이 30인 최종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해리슨 베이더라는 빅네임 영입과 함께 베테랑 투수진 보강에도 성공하며, 9년 전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만들어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2017년 대회에서 저는 직접 한국전을 지켜보며 이스라엘 야구의 저력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 1, 2차전을 연달아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스라엘은 죽음의 조에서 전승을 거두며 최종 6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런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베이더 합류로 달라진 야수진, 파워는 어디서 나올까?
이번 이스라엘 대표팀의 가장 큰 화제는 역시 해리슨 베이더의 합류입니다. 베이더는 MLB 9년 차 베테랑으로,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을 가진 중견수입니다. 여기서 골드글러브란 해당 포지션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뛰어난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영예 중 하나입니다. 2025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2,0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그는 지난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인 17홈런을 터뜨리며 OPS 0.796, wRC+ 122를 기록했습니다. OPS(On-base Plus Slugging)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지표로, 타자의 공격 기여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이버메트릭스 수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베이더의 영입이 단순히 한 명의 스타 영입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2017년 대회에서 이스라엘 팀이 보여준 가장 큰 무기는 유대계 미국인 선수들이 만들어낸 '가족' 같은 팀워크였습니다. 당시 덕아웃에 팀 마스코트 인형을 두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베이더 같은 리더급 선수가 합류하면서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흐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베이더는 수비 범위가 넓고 주력이 뛰어나 중견수 수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데, 이는 투수진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다만 이스라엘 타선에는 명확한 클린업 트리오가 부족합니다. 3번이나 4번 타순에 들어갈 만한 확실한 장타자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나마 희망은 맷 머비스, 트로이 존스턴, 콜 캐리그 같은 마이너리그 강타자들입니다. 머비스는 2022년 마이너리그에서 36홈런을 터뜨린 바 있고, 존스턴은 2023년 25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캐리그는 23세 스위치 히터로 최근 2년간 꾸준히 15개 이상의 홈런을 쳐냈습니다. 이들 중 누구라도 토너먼트 기간 동안 폭발한다면 타선 중심의 화력이 크게 높아질 겁니다.
개릿 스텁스와 CJ 스텁스 형제 포수 듀오도 주목할 만합니다. 형인 개릿은 2023년 WBC 니카라과전에서 결정적인 적시 2루타를 쳤지만 같은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대회를 중도 포기했고, 동생 CJ가 급히 합류했던 사연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형제가 함께 건강하게 뛸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큽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인 개릿은 MLB 수준의 안정적인 리시빙 능력을 갖췄는데, 여기서 리시빙이란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받아내는 기술로, 스트라이크 존 경계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투수진 보강은 충분할까? 크레머 중심 선발 로테이션
이스라엘 대표팀의 진짜 승부처는 투수진입니다. 야수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깊이가 얕은 편이지만, 딘 크레머를 중심으로 한 선발 로테이션과 토미 칸레, 엘리 모건 같은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합류하면서 전력이 한층 보강됐습니다. 크레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2025년 11승 10패, 평균자책점(ERA) 4.19, 142개 삼진을 기록하며 171이닝 이상을 소화했습니다. 평균자책점이란 투수가 9이닝 동안 허용한 자책점의 평균을 나타내는 지표로, 투수의 방어 능력을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치입니다(출처: MLB 공식 통계).
크레머는 이스라엘 대표팀에 세 번 모두 참가한 유일한 선수로, 팀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7년 대회 당시 크레머의 피칭을 직접 봤는데,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부동의 1번 선발로 나서 팀을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로버트 스톡도 중요한 선택지입니다. 스톡은 2023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베네수엘라전에 선발 출전했고, 이스라엘의 유일한 승리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36세 베테랑인 그는 과거 KBO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어 국제 대회 경험도 풍부합니다.
불펜 보강도 눈에 띕니다. 토미 칸레는 11년 차 베테랑으로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활약했으며, 엘리 모건은 5년 차로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습니다. 모건은 선발 경험도 있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맷 보우먼은 2016년 데뷔 이후 MLB 통산 240.2이닝을 던진 경험이 있고, 맥스 라자르는 2024년 데뷔한 신예지만 통산 55이닝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해리슨 코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 소속인 그는 2025년 두 단계에서 평균자책점 1.76, WHIP 1.098을 기록했습니다. WHIP(Walks plus Hits per Inning Pitched)는 투수가 이닝당 허용한 안타와 볼넷의 합으로, 낮을수록 주자를 잘 내보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팀 전체에 좌완 투수가 단 두 명뿐이라는 점은 명확한 약점입니다. 경기 후반 중요한 맞대결 상황에서 좌타자를 상대할 원포인트 릴리프가 부족하면, 우완 투수들이 불리한 매치업을 감수해야 합니다. 2017년 대회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투수진 깊이가 얕아 2라운드에서 고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투수 운용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주요 투수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딘 크레머: 볼티모어 오리올스, 2025년 11승 10패 ERA 4.19, 부동의 1선발
- 토미 칸레: 11년 차 베테랑,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출신, 뒷문 책임
- 로버트 스톡: 전 KBO 두산 베어스, 선발·불펜 겸용 가능
- 엘리 모건: 시카고 컵스, 5년 차 메이저리거, 선발 경험 보유
- 해리슨 코헨: 뉴욕 양키스 트리플A, 2025년 ERA 1.76 기록
이스라엘 대표팀은 2017년 대회에서 보여준 '언더독의 반란'을 다시 한 번 만들어내기 위해 기존 멤버와 새 얼굴들을 조화롭게 섞었습니다. 베이더의 합류로 외야 수비와 타선이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크레머를 중심으로 한 투수진 보강도 이뤄졌습니다. 다만 타선의 장타력 부족과 좌완 투수 부재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2023년 대회에서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10-0으로 연달아 완패했던 기억을 떨쳐내고, 다시 한 번 세계 야구 무대에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회의 큰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출처: 저스트베이스볼).
참고: 저스트베이스볼 : https://www.justbaseball.com/international-baseball/team-israel-news-roster-world-baseball-classic-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