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WBC에서 중국을 꺾고 예선 강등을 면한 그들이 2026년에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2025년 11월 고척돔에서 상대한 체코 대표팀은 예상보다 훨씬 조직적이었고, 특히 투수진의 완성도는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낮에는 영업사원, 밤에는 투수로 뛰는 선수들이 한국 타선을 3안타로 묶어낸 첫 경기는 인상 깊었습니다.
메이저리거 보강한 체코 명단, 실제 전력은
일반적으로 체코 야구는 세미프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2026년 명단을 보면 볼티모어 오리올스 출신 테린 바브라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9타석을 소화한 그는 마이너스 WAR을 기록했지만, 체코 타선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브라는 출루율 .386을 자랑하는 인내심 강한 타자입니다. 2번 타순에 배치되면 1번 보이테크 멘식이 출루했을 때 득점권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실전에서 그의 존재감은 2023년보다 확실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3번 타자 마렉 클룹은 2023년 WBC에서 OPS 0.888을 기록한 주포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리그 마이너에서 뛰고 있는 그는 NC State 출신으로,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모두 갖췄습니다. 제가 고척돔에서 본 2차전에서 그는 한국 투수진을 상대로 타구 속도 빠른 안타를 여러 개 쳐냈습니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미할 신델카입니다. 불과 1년 전까지 고등학교 선수였던 그는 MLB 드래프트 리그에서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연령 22세 리그에서 이런 성적을 낸 건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투수진이 진짜 무기, K베이스볼 시리즈가 증명했다
체코의 진짜 전력은 타선이 아니라 투수진입니다. 2023년 선발 투수 4명이 모두 유지되었고, 불펜진까지 그대로입니다. 다니엘 파디삭은 2023년 중국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마틴 슈나이더는 호주전에서 5.1이닝 동안 1실점만 허용했습니다.
제가 직접 본 2025년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 타선이 5안타 3득점에 그쳤는데, 그중 1득점은 체코의 실책으로 얻은 점수였습니다. 반면 한국 투수진은 17개 삼진을 잡아내며 3-0 완봉승을 거뒀지만, 체코 투수들의 제구력과 변화구 조합은 예상 밖으로 뛰어났습니다.
특히 제프 바토는 2023년 한국을 상대로 5.2이닝 동안 1실점, 2피안타, 무볼넷을 기록한 투수입니다. 강팀을 상대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는 건 큰 자산입니다. 체코 투수진은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정확한 제구와 배합으로 상대 타선을 교란시킵니다.
2차전에서 한국 타선이 17안타 11득점으로 폭발한 건 사실이지만, 이건 체코 투수진이 무너진 게 아니라 한국 타선이 전날 경기를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실제로 체코는 일본, 호주, 대만 같은 팀들을 상대로도 접전을 펼칠 수 있는 투수력을 갖췄습니다.
파벨 차딤 감독의 리더십, 단순한 아마추어팀이 아니다
체코 대표팀을 이끄는 파벨 차딤 감독은 신경과 의사입니다. 하지만 그는 엑스트라리가에서 18시즌 동안 .368/.426/.507의 타격 성적을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이기도 합니다. 49세에도 타석에 들어섰던 그의 야구 사랑은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2013년에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체코 팀을 처음으로 진출시켰고, 2021년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았습니다. 제가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본 체코 선수들의 움직임은 분명 체계적이었습니다. 세미프로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인 플레이와 주루 플레이가 정교했습니다.
주장 마틴 뮤직은 웨이크 테크니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0.400이 넘는 타율을 기록한 선수입니다. 2023년 WBC에서는 OPS 0.545로 부진했지만, 장타력은 여전히 위협적입니다. 포수 마틴 체르벤카는 클리블랜드와 볼티모어 마이너리그를 거친 33세 베테랑으로, 팀 내에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 중 한 명입니다.
라이언 존슨은 투타 겸업 선수로, 2018년과 2019년 대학에서 투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2026년에는 주전 내야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엑스트라리가에서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한 그의 컨택 능력은 체코 타선의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2026 WBC 첫 경기가 중요한 이유
한국은 3월 5일 체코와 첫 경기를 치릅니다. 2023년에는 7대 3으로 이겼지만, 당시 한국은 호주와 일본에게 연패한 상태였고 체코는 중국을 꺾은 직후였습니다. 분위기가 정반대였던 그 경기에서도 체코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K베이스볼 시리즈는 2026 WBC의 예비 고사 성격이 강했습니다. 한국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해 세대교체 가능성을 점검했고, 체코는 주축 선수들에 얀 노바크 같은 젊은 투수진을 더한 명단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다니엘 파디삭과 마렉 클룹을 실전에서 다시 상대할 때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솔직히 체코를 상대로 패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투수진을 과도하게 소모하거나 부상자가 나온다면 이후 호주, 대만, 일본과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체코는 접전을 만들 수 있는 팀이고, 특히 투수진은 한국 타선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2026 WBC에서 체코는 다시 한번 예선 강등을 면하는 게 목표일 겁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들은 단순히 참가하는 팀이 아닙니다. 낮에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밤에는 야구에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들의 열정은, 때로는 기술보다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한국 대표팀이 첫 경기부터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있겠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참고: 저스트베이스볼 https://www.justbaseball.com/international-baseball/team-czechia-news-world-baseball-classic-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