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솔직히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006년 준결승 진출, 2009년 준우승의 영광이 무색하게, 최근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야구입니다. 2026 WBC가 바로 앞으로 다가온 지금, C조에 속한 5개국의 전력을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한국이 무조건 2라운드에 올라갈 거라고 장담하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일본의 압도적 전력, 그러나 투수진은 약점
일본 야구를 보면서 제가 가장 부러웠던 건 선수층의 두께였습니다. 2023 WBC 우승 당시 일본은 B조에서 38-8이라는 압도적인 득점 차로 상대를 제압했고, 결승전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여기서 OPS+(On-base Plus Slugging Plus)란 리그 평균 출루율과 장타율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해당 선수가 얼마나 우수한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시카고 컵스 소속 스즈키 세이야는 최근 3시즌 동안 OPS+ 130 이상을 유지하며 일본 타선에 새롭게 합류했고, 센트럴 리그 MVP 사토 테루아키는 2025년 40홈런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장타력을 과시했습니다.
다만 투수진은 지난 대회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주전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불참하고, 무엇보다 오타니가 타자에만 집중하기로 하면서 투수 전력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타선은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제가 봤을 때 일본은 투수진 약화에도 불구하고 타선만으로 C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실제로 NPB(일본프로야구)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웬만한 투수진으로는 일본 타선을 막기 어려울 겁니다(출처: 일본야구기구).
한국의 절박함, 그리고 현실적인 목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2라운드에 진출해야 합니다. 4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피하려면 첫 경기인 체코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3개 대회를 돌이켜보면 항상 첫 경기에서 패하면서 분위기를 잡지 못했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힘든 경기만 치르다 탈락했습니다. 2023년 호주에 8-7로 역전패를 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김혜성, 이정후 같은 메이저리그 검증 선수들과 김도영 같은 KBO 스타를 조화롭게 배치했습니다. 여기서 KBO란 Korean Baseball Organization의 약자로, 한국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기구를 의미합니다. 김도영은 2025년 20세의 나이로 38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투수진에서는 데인 더닝의 합류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선발 투수인 더닝과 전 올스타 류현진이 함께 로테이션을 구성하면서, 2023년 부진했던 투수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하긴 어렵겠지만, 대만과 호주를 상대로는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체코전 승리 → 호주 또는 대만 중 최소 1승 확보가 2라운드 진출의 최소 조건입니다(출처: 한국야구위원회).
대만과 호주, 만만치 않은 복병들
대만은 2024 프리미어12 우승팀입니다. 일본을 홈에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절대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닙니다. 전 메이저리그 내야수 장위는 2023년 A조에서 MVP를 수상했고, 4경기에서 타율 0.438, 4개의 장타를 기록했습니다. NPB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한 쉬조시는 90마일 후반대(시속 약 158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한국 타자들에게 위협이 될 겁니다.
호주는 2023년 한국을 8-7로 꺾으며 WBC 역사상 처음으로 2라운드에 진출한 팀입니다. 로비 글렌디닝이 한국전에서 터뜨린 결승 홈런은 아직도 악몽 같은 기억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2024년 전체 1순위 지명자인 트래비스 바자나가 합류하면서 전력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바자나는 트리플A 26경기에서 0.858의 OPS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문턱에 서 있는 유망주입니다. 여기서 트리플A란 메이저리그 바로 아래 단계의 마이너리그 최상위 리그를 뜻합니다.
호주 대표팀의 주요 전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3년 참가 선수 17명 복귀 (역대 WBC 최다)
- 트래비스 바자나 (2024년 전체 1순위, 유망주 랭킹 46위)
- 커티스 미드 (시카고 화이트삭스 내야수,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
- 리암 헨드릭스 (지명 투수 명단 포함)
체코는 다크호스입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는 테린 바브라 단 한 명뿐이고, 대부분 세미프로 리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3년 온드레이 사토리아가 시속 80마일(약 129km)도 안 되는 구속으로 오타니를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은 전설로 남았습니다. 제가 봤을 때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지 못하면, 2라운드 진출은 물 건너간 겁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세계 중심에 서려면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합니다. 2006년과 2009년처럼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KBO 출신 선수들이 안타와 홈런,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첫 경기 체코전을 확실하게 잡고, 대만과 호주 중 최소 한 팀은 꺾어야 합니다. 일본과의 경기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2라운드 진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4개 대회 연속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반드시 씻어내길 바랍니다.
참고: 저스트베이스볼 : https://www.justbaseball.com/international-baseball/world-baseball-classic-pool-c-preview/